한 주도 안 샀는데 지분율이 올랐다
지분 변동 목록을 훑어보면 이런 사유가 자주 눈에 띕니다.
실제 보고 사유에 적히는 말
“제4회 사모 전환사채 행사가액 조정으로 보유비율 변동”
“사모4CB 취득에 따른 신규보고”
“제2회차 사모 전환사채 조기상환되어 보유비율 변동”
셋 다 장내에서 주식을 사고판 것이 아닙니다. 5% 보고의 셈에 들어가는 것이 주식이 아니라 주식등 — 나중에 주식이 될 수 있는 것까지 — 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.
주식이 될 수 있는 사채 세 가지
| 이름 | 무엇인가 | 주식이 되는 방식 |
|---|---|---|
| 전환사채(CB) | 주식으로 바꿀 권리가 붙은 회사채 | 사채를 내주고 신주를 받는다 |
| 신주인수권부사채(BW) | 신주를 정해진 값에 살 권리가 붙은 회사채 | 사채는 그대로 두고 돈을 더 넣어 신주를 받는다 |
| 교환사채(EB) | 회사가 이미 들고 있는 주식과 바꿀 권리가 붙은 회사채 |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식(자기주식 등)과 교환한다 |
셋 모두 “아직 주식은 아니지만 주식이 될 수 있는 수량” 을 들고 있는 상태라, 대량보유보고에서는 그 전환가능 주식수 를 보유 수량에 합쳐 셉니다.
행사가액이 내려가면 수량이 늘어난다
전환가능 주식수는 간단한 나눗셈입니다.
전환가능 주식수 = 사채 금액 ÷ 행사가액
많은 사모 사채에는 행사가액 조정(리픽싱) 조항이 붙습니다.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사가액을 낮춰 주는 약정입니다. 분모가 작아지니 같은 사채로 받을 수 있는 주식수가 늘고, 그래서 보유비율이 올라갑니다.
숫자로 한 번
- 발행주식총수 2,000만주인 회사
- 사모 전환사채 100억원, 행사가액 10,000원 → 전환가능 100만주 → 지분율 5.0%
- 주가가 내려 행사가액이 7,000원으로 조정 → 전환가능 약 142.8만주 → 지분율 약 7.1%
사채권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지분율이 2%p 넘게 올라 변동 보고 의무가 생깁니다. 거꾸로 주가가 올라 행사가액이 다시 상향 조정되면 수량이 줄어 비율이 내려갑니다.
0.00% 로 끝나는 보고
보유비율이 갑자기 0.00% 가 되는 보고도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. 사채권자가 조기상환청구권(풋옵션)을 써서 회사에 원금 상환을 요구하면, 들고 있던 것은 사채였으므로 주식등 보유 수량이 한 번에 사라집니다. 장외에서 사채를 통째로 넘긴 경우도 같습니다.
그러니 14.00% → 0.00%같은 줄을 보고 “대량 매도로 주가가 눌렸겠다” 고 읽으면 어긋납니다. 시장에 물량이 나온 것이 아니라 계약이 정리된 것일 수 있습니다. 어느 쪽인지는 사유 칸과 원문을 봐야 갈립니다.
주식수가 늘어나는 쪽의 이야기
전환이 실제로 일어나면 회사는 신주를 발행합니다(EB 는 예외). 발행주식총수가 늘어나므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그만큼 묽어집니다. 이것을 희석이라고 부릅니다.
얼마나 묽어질 수 있는지는 사업보고서의 미상환 사채 내역에서 확인합니다. 이미 발행된 CB·BW 의 잔액과 행사가액이 적혀 있어, 전부 주식이 되면 몇 주가 더 생기는지 셀 수 있습니다.
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
리픽싱이 붙은 사채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의 방향을 알 수는 없습니다. 조정 폭·조정 주기·상환 조건이 발행마다 다르고, 그 조건은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 원문에만 있습니다. 이 사이트는 보고서에 적힌 값을 옮겨 보여 줄 뿐이며 어떤 판단도 권하지 않습니다.
이 글의 내용을 보는 화면
- 5% 지분공시는 어떤 제도인가 · 주식등의 범위와 보고 기한
- 지분 변동 · 보고 사유가 카드마다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
- 공시 검색 · 사업보고서 본문에서 미상환 사채 내역 찾기
- 유상증자와 실권주 공모 · 주식수가 늘어나는 다른 경로